지난 여행기에서 연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만,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과 일단은 밖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고부치자와역의 코우미선 개찰구로 이동을 합니다.
이 코우미선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해발 고도를 달리는 노선으로, 특히 이 노선에 있는 노베야마역은 해발고도 1345.67m에 있어 JR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있는 역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노선 고도가 높은 이유는 이 노선이 야츠가타케(八ヶ岳) 산을 관통하는 열차라 그런데요, 이런 코우미선을 느긋히 돌아볼 수 있도록 2017년부터 코우미선에서 영업을 개시한 관광열차가 바로 이 HIGH RAIL(하이 레일) 1375입니다. 이 1375가 붙은 이유는 이 노선에서 가장 높은 해발 고도인 1375m를 의미하기도 하고요.
이 열차는 보통 주말에 하루에 딱 3편 운행이 되는데, 여름 시즌에는 금요일/월요일에도 예약을 받습니다.
고부치자와역의 코우미선을 타러 가는 길에는 이렇게 HIGH RAIL 1375의 홍보물이 있습니다.
2024년 여름시즌엔 카루이자와역 브루어리와 협업해 카루이자와 브루어리의 한정 맥주를 열차 안에서도 판매한다고 하네요.
카루이자와역은 사쿠다이라역 바로 옆에 있는 휴양지로 유명한 역으로, 정작 코우미선은 서지 않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코우미선 입구. 이 선에선 가끔 츄오 본선도 서기 때문에, 아래 자그만하게 츄오 본선도 적혀 있습니다.
그렇게 플랫폼에 내려가니, 대피선에 정차되어있는 곳에 오늘 탑승할 HIGH RAIL 1375 열차가 정차해 있습니다.
이 열차는 기존에 운영하던 열차를 개조해, 외부도 전체적으로 푸른 빛과 하늘을 표현해놓은 것이 특징인데요.
열차 한 켠에는 이렇게 코우미선의 종점인 코로모역행 표시와 함께...
이렇게 특급 열차 관련 내용도 출력이 됩니다.
HIGH RAIL 편성은 총 3개가 있는데, 고부치자와역에서 코모로역으로 돌아오는 편성은 HIGH RAIL 호시조라라는 명칭으로 운행되는 특별 열차입니다. 이 열차에선 다른 HIGH RAIL 노선과 다르게 노베야마역에서 약 40분정도 정차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열차를 찍다보니, 옆 노선에서 열차가 온다고 하네요....? HIGH RAIL은 아직 정차중입니다만...설마....
아마 방금 연착된 코우미선 열차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맞았네요. 방금 연착으로 원래라면 19시 2분에 출발했어야 될 코우미선의 일반열차였습니다.
이 열차는 일반 열차임에도 박스카형태로 좌석이 되어있는게 특이한데요. 덕분에 HIGH RAIL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 열차를 타고 코우미선을 느긋히 보는 관광 형태도 많이 진행한다고 합니다.
다만 원래 19시 2분에 출발했어야 될 열차가 19시 30분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 열차는 빨리 대기하던 승객들을 태우고 바로 출발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코우미선의 일반 열차가 출발하니 드디어 대피로에 대피하고 있던 HIGH RAIL 열차가 움직이고...
잠시 후 오늘 타고갈 HIGH RAIL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이 HIGH RAIL 1375용 열차는 구형 키하 110계와 100계를 개조해 만든 특별 열차로, 전기가 설비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디젤 동력으로 된 차량으로 운행되는것이 특징인데요. 이 열차는 특별열차이기 때문에 그냥 탑승하면 되는 코우미선과 다르게 지정석 구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열차는 도쿄 와이드 패스로도 예약이 가능한 열차이기 때문에, 저희는 미리 2명분의 좌석을 예약했습니다.
일단 연착때문에 이미 에정 운행 시간인 19시 22분을 한참 지난 19시 50분쯤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에는 이미 많은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열차의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이 열차는 특별 열차라 그런지 사진들을 많이 찍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미 외관 사진은 정차할 때 한참 찍어놓은지라, 정면 모습만 간단하게 찍고 바로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일단 지정한 좌석에 짐을 먼저 놓고 둘러보기로 해, 저희가 예약한 HIGH RAIL 1375의 1호차의 창문좌석에 먼저 갔습니다.
이 좌석은 2명이 예약을 해야 이 좌석을 온전히 쓸 수 있는데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자리와 그 자리 앞에 놓인 간이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낮 운영 시간대에는 산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인기있는 좌석인데, 저녁에는 밖을 볼 수 없지만 창가기 때문에 상당히 인기 높은 좌석이었습니다.
이 1호차는 그 외에 4명이 마주보고 있을 수 있는 박스카형태 좌석과 1인 손님을 위한 1인 좌석, 마지막으로 열차 내 매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철도 여행은 혼자 가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지 저런 1인석이 잘 마련되어 있네요.
2호차는 반대로 일반 특급 열차와 비슷하게 크로스 시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에 코우미선 일반 열차와 다르게 특급열차에 준하는 푹신한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2호차에는 다양한 천문학 서적과 함께...
천장에는 이렇게 별자리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1호차가 전체적으로 야츠가타케 산을 보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면, 2호차는 반대로 HIGH RAIL 호시조라에 맞는 별자리와 관련된 구성으로 되어있는것이 특징입니다. 이 코우미선이 지나는 연선, 특히 노베야마역 근처엔 일본 국립 천문대 노베야마가 있는데, 이 천문대의 테마에 맞춰 별과 관련된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호차와 2호차 사이에는 이렇게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에키태그도 대응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찍을 수 있는 에키태그는 아예 JR 동일본의 "타서 즐거운 열차"의 특별 스탬프로 되어있어, 코우미선이 아닌 HIGH RAIL 1375의 스탬프로 따로 인증해주네요.
오른편에 맥주는 아까 위에 언급한 카루이자와 브루어리에서 만든 지역 한정 맥주입니다. 샘플 형태로 전시를 해놨네요.,
이렇게 열차 내부를 열심히 보고 있을 때, 손님들을 전부 태운 HIGH RAIL 호시조라는 약 40분 늦게 고부치자와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사쿠다이라역에서 연결편이 어떨까 좀 걱정은 되었습니다만, 뭐 더 생각은 안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죠.
어쨌든 열차를 출발하고 나서 잠시 후 열차 매점이 영업을 개시했다는 방송이 들려오고, 그 방송을 들은 저는 사전에 예약해놓은 물품을 찾기 위해 열차 매점으로 이동했습니다.
열차 매점에서는 HIGH RAIL 1375의 다양한 굿즈들, 그리고 간단한 음료와 함께 위에 팜플렛으로 본 한정 맥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저희는 간단히 마실 음료와 함께 예약 내역을 보여드리고 예약한 물품을 수령했습니다.
그리고 수령한 물품은 HIGH RAIL 호시조라 특제 도시락(HIGH RAIL 星空 特製弁当/1,300엔)입니다.
이 도시락은 미리 인터넷을 통해 4일 전에 예약함과 동시에 HIGH RAIL 호시조라 내 매점에서만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에 HIGH RAIL의 탑승 예약을 먼저 한 이후에 특제 도시락을 예약하는게 일반적인데요. 기왕 여기왔으면 특별한 도시락을 먹어봐야지! 란 생각과 함께 JR 동일본의 도시락 예약 홈페이지인 "넷으로 에키나카"를 통해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이 도시락은 도시락 케이스부터 HIGH RAIL 1375를 탔다는걸 강하게 어필하는데요, 일단 아웃박스를 열면 이렇게 HIGH RAIL 1375의 주행 모습 파노라마가 나옵니다.
그리고 도시락을 옆으로 열면, 이렇게 도시락의 메뉴판과 함께 도시락 내용물이 나옵니다. 젓가락을 보니 이 도시락은 이전 여행기에서 역소바를 먹은 마루마사에서 공급하고 있네요.
이 도시락은 신슈, 즉 이 노선이 지나가는 나가노현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며, 4종류의 무스비와 3종류의 반찬류, 디저트가 2종류까지 총 9종류로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꽤 깔끔한 맛이었습니다만, 단점이라면 소바 먹은게 아직 배가 안꺼져서 한 반쯤 먹으니 배가 엄청 불러버렸다는거 하나네요. (물론 남기지 않고 천천히 다 먹긴 했습니다)
도시락을 먹으려고 뚜껑을 여는 순간, 위에 말씀드린 오늘의 하늘을 설명을 담당해주실 분이 나오시고, 일본 국립 천문대 노베야마의 팜플렛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이 HIGH RAIL 호시조라가 다른 HIGH RAIL 1375 편성과 다른점이라면 야간에 운행하는 만큼 이 별을 볼 수 있게 노베야마역에서 약 40분간 정차하면서 이 기간에는 설명하시는 분과 같이 직접 하늘의 별을 보는게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도시락을 먹고 약 40분을 달려 JR의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역인 노베야마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HIGH RAIL 호시조라는 이 역에서 40분정도를 정차해 하늘의 별을 설명과 함께 관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 대신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HIGH RAIL 호시조라는 다른 HIGH RAIL 편성과 다르게 정차를 하지 않고 통과하는 역들도 꽤 많습니다.
다만 이 날은 코우미선의 연착으로 인해 30분으로 조금 줄어들었다는 설명과 함께 하차를 했습니다.
밖에 나오니, 그래도 여기가 산 속이란걸 느끼게 해주듯, 상당히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녁에도 30도 전후인 날씨에서 이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네요.
노베야마역 주변은 그래도 상점들이 조금 있는데, 당연히 이 열차가 도달하는 시점에는 상점들이 닫혀있습니다.
그리고 안내원분의 안내를 받고 어두운 거리를 걸어가 초원에서 도착해 하늘을 보니, 하늘에 엄청난 수의 별이 있었습니다.
다만..제가 갖고있는 iPhone 카메라론 전혀 찍히질 않네요.....
실제로는 은하수도 눈에 보일 정도로 굉장히 별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약 30분간 설명회와 함께 별들을 보고, 다시 노베야마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이 역에도 특수한 설비가 되어있는데요
바로 입구 위 천장에 설비가 되어있습니다.
평소엔 이렇게 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카메라 플래시를 비추면...
이렇게 숨어있는 별자리들이 같이 나옵니다.
이건 낮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는데, 낮보단 밤이 더 잘나오네요.
그리고 밖에 나와, 잠깐의 추가 정차시간을 이용해 아까 보지 못한 노베야마역을 둘러보았습니다.
JR선 최고도에 위치한 역인 노베야마역을 기념하는 명패, 보통 JR에서도 이런 기록적인 역에는 이런 조형물이 붙어있습니다. 최남단역이라던가 최고도역이라던가...
뒷편에는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HIGH RAIL 1375의 패널이 있네요.
그렇게 다시 탑승한 HIGH RAIL 1375 열차를 타고, 열차 안에서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기념 사진도 찍고, 노베야마역에서 1시간여를 달려 최종 목적지인 사쿠다이라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때 시각이 저녁 10시인데, 다행히도 22시 12분에 출발하는 호쿠리쿠 신칸센의 출발 시간 전에 도착했네요. 엄청 밟았나봅니다...
사쿠다이라역의 코우메선 환승 통로는 이렇게 외부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HIGH RAIL 1375의 홍보물이 많이 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사쿠다이라역 신칸센 개찰구입니다.
열차 출발 전에 여기까지 오니 좀 안심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앙에는 이렇게 나고야 지역의 일본 전통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오기 전이라, 조금 안도를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플랫폼에는 저희가 탈 예정인 열차가 보이네요. 이 열차가 오늘 사쿠다이라역에서의 마지막 열차입니다.
그리고 건너편엔 이렇게 HIGH RAIL 1375의 홍보 플랜카드도 있었습니다.
"장대한 산, 만점 밤하늘" HIGH RAIL 1375가 달린다! 코우미선 접촉선 사쿠다이라에 어서오세요
사쿠다이라역에서는 HIGH RAIL은 2호만 출발합니다만, 보통 이 열차를 타고 도쿄로 이동하는 연결역으로도 많이 이용되는지라 이런 플랜카드도 붙어있네요.
그리고 예정된 시간에 맞춰, 저희를 도쿄에 다시 데려다 줄 호쿠리쿠 신칸센 하쿠타카 578호가 도착했습니다. 현재 호쿠리쿠 신칸센에서 거의 국밥수준으로 쓰이고 있는 신칸센 E7계 전동차네요.
일본 여행이나 살면서 신칸센을 탈 기회가 없어 계속 이용을 안했는데, 이 때 처음 신칸센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 신칸센 탑승이란 기대감과 함께 미리 지정해놓은 지정석 좌석으로 들어왔습니다.
시트 꽤 괜찮네요. 만족하면서 앉고, 모자른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오른쪽의 플러그에 꼽아 충전을 진행했습니다만...
열차가 출발을 하지 않네요.
알고보니 HIGH RAIL 1375 이후에 도착하는 코우미선의 일반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서 잠시 정차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이전 여행기부터 했던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네요. 이정도로 유도리있게 움직여주다니...
그렇게 출발한 호쿠리쿠 신칸센 도쿄행 막차인 하쿠타카 578호에서도 늦은 시간임에도 차내판매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 차내 판매에서 야마나시시로 이동할 때 구하지 못했던 신칸센 E8계 전동차 테마 알루미늄 스푼이 포함된 신칸센 테마 알루미늄 스푼 세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단품으로 구하고 싶었지만, 세트로라도 구매할 수는 있다고 해서 세트로 구매했고요.
다행히도 하쿠타카는 제시간에 도쿄역을 도착해, 약 12시경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저녁 11시임에도 29도였다는점만 빼면 말이죠....
여튼 걱정과는 다르게 늦게나마 도쿄역에 도착했고, 이제 다음날부터는 아는 동생네 집을 나와 다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 바로 잠을 잤습니다.
이렇게 가장 다사다난(?)했던 둘째날 일정이 끝났네요.